[사설] 사회 그늘진 곳 찾는 가정의 달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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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회 그늘진 곳 찾는 가정의 달 되자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4.05.07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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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가정의 달이다. 해마다 돌아오는 가정의 달이지만 그 의미가 예전 같지 않다. 특히 함께할 가정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안타깝다.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전통적 의미의 온전한 가정이 전체 가정의 절반에 불과하다. 1인 가구가 급속하게 늘고, 아이 둘만 있어도 다자녀로 하자는 분위기가 확산 될 정도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전국 1인 가구 세대 수가 약 1200만 가구로 집계됐다. 처음으로 1000만 가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민 5가구 중 2가구가 1인 가구다. 고령화가 이미 급속히 진행하고 있는 전남 지역은 노인 1인 가구가 많다.

2022년 말 기준 통계청 인구통계자료에 따르면 전남 지역 총가구수는 777358가구에 1인 가구는 274108가구로 35.1%에 달해,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여기에 독거노인은 전체 노인인구의 25.3%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의 가처분소득 기준 상대적 빈곤율은 47.2%, 전체 인구 빈곤율 15.3%보다 3배 이상 높았다. 65세 이상 노년 1인 가구 빈곤율은 72.1%나 됐다. 경제적 빈곤은 극단적 선택을 불러오는 원인 중 하나다.

부의 양극화로 빈곤층은 더욱 가난해지고 부자들은 더욱 잘사는 사회로 가속회면서 한국의 사회는 활력을 잃어 있다. 정부가 최근 고령화와 양극화로 소멸해가는 사회 활력을 불어넣을 처방을 내놓았다. 지난 1일 정부는 계층 간 이동 사다리 붕괴로 개천에서 용이 나기 힘든 우리 사회의 역동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 방안을 내놨다.

기획재정부는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발표한 사회이동성 개선 방안에는 일자리, 교육, 자산 형성의 3대 정책 방향을 축으로 그 아래에 11개 핵심 과제를 담았다. 세대·계층 간 이동을 활성화하고 여성과 청년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여 우리나라 전체의 사회·경제적 역동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처음 내놓은 종합 대책이다. 갈수록 사회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우리 현실을 생각하면 정부 대응이 다소 늦는 감이 없지는 않지만 이제라도 종합 대책이 나왔으니 일단 다행스럽긴 하다. 하지만 그 성과가 어느정도일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가정의 달을 맞아 전남 지역은 물론 전국에서 어린이나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채로운 축제가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5월은 빈곤 가정이나 불우한 형편에 있는 사회 구성원들이 오히려 상대적 소외감을 느끼기 쉬운 달이다. 해마다 가정의 달에 극단적 선택을 한 안타까운 사연들이 더 많이 전해지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소외된 이들에게 따뜻하고 안전한 가정이 될 수 있게 주위를 되돌아봐야 한다. 해마다 돌아오는 가정의 달을 연중행사처럼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건강한 가정 없이는 건강한 사회도 없다. 가정의 달이 아이들에게 맛있는 음식이나 장난감을 선물하고, 부모에게 알량한 용돈과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주는 1회용 이벤트가 아닌 건강한 가정을 되살리는 자성의 계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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